MAGAZINE B
ISSUE NO. 89
Arc’teryx
책 소개
균형 잡힌 브랜드를 한 호에 하나씩 소개하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다. 브랜드가 지닌 철학은 물론 숨은 이야기와 감성, 문화까지 감각적으로 담고 있어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2011년 11월에 창간하여 지금까지 패션, 라이프스타일, 테크, 도시 등 80여 개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 소개해왔다.
이슈 소개
여든아홉 번째 매거진 《B》입니다.
2011년 11월에 <B> 첫 호를 발간했으니 정확히 10년을 맞았습니다. 세상의 온갖 숫자에 둔감한 편인데, 10주년과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준비하다 보니 10년의 의미에 대해 문득문득 되새겨보게 됩니다. 10년 전 ‘프라이탁’ 이슈를 처음 받아 든 순간부터요. 당시 저는 타 매체의 에디터로 일하며, 마감의 관성에 꽤 피로함을 느끼던 사람이었습니다. 최신 소식을 접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났지만, 무엇을 위해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동기를 찾지 못했죠. 하나의 브랜드가 한 권의 책을 관통한다는 형식은 그래서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운 좋게 네 번째 이슈부터 <B>의 멤버로 합류했고, 잡지가 10주년을 맞을 때까지 즐겁게 이 일을 지속하고 있는 건 더욱 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정기적으로 한 권의 책을 제작해 세상에 내놓는 일은 그야말로 고단한 과정의 연속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지만, 완결에 대한 강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간의 유한함 앞에서 늘 무릎 꿇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반짝거리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브랜드라는 세계를 구현하는 수많은 요소가 모두 매력적일 수는 없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길목에서든 놀랍도록 순수한 에너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창립자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 혹은 소비자를 만나는 매장 스태프의 환대, 때로는 제조 시설의 완벽한 시스템이나 장인의 집념 등에 별안간 매혹당하죠. 그 매혹의 지점을 발견하는 일이 10년간 이어지고, 많은 독자분께 공감을 얻은 것을 보면 동시대의 브랜드란 비즈니스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듯합니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를 살피면서도 비슷한 감정을 경험했습니다.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향한 그들의 집념에서는 일종의 숭고함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들은 이미 잘 만든 제품을 수백 개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 제품을 좀 더 낫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연구하며 실험합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경영진은 물론이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 역시 공통의 목표를 향해 전념합니다. 21년간 아크테릭스에 몸담으며 제품의 혁신을 주도한 댄 그린은 “우리가 더 좋은 원단을 찾아 무언가를 한다 해도 거리에 있는 많은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에게 가장 좋은 해답은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본질 외엔 냉정할 정도로 무심한 이들의 태도는 제품과 닮아 있습니다. 알파 SV 재킷을 비롯한 아크테릭스의 여러 제품을 사용해본 사람들이 온갖 수식을 제쳐두고 그저 “경험해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크테릭스가 보여주는 ‘개선’은 브랜드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더 좋게, 더 낫게 만드는 일은 곧 ‘원형’에 대한 존중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흔 권에 가까운 매거진 <B>를 만들면서 늘 염두에 둔 것은 돌이켜보면 브랜드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꿈과 아이디어가 수많은 저항과 기우와 냉소를 뚫고 세상에 나오는 그 순간은 어쩌면 브랜드의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리스크를 돌파해낸 힘이 곧 브랜드의 DNA이고, 남은 시간 할 일은 그 전부를 잘 보살피는 것인 셈이죠. 매거진 <B>의 10주년에 서서 시작을 돌아봅니다.
편집장 박은성
목차
02 INTRO
08 EDITOR’S LETTER
12 VIEWS
리테일 신에서 바라본 아크테릭스의 미학
20 OPINION: ERANG SONG, GEUNSIK PARK
고유의 영역을 확립한 아크테릭스 가치에 대해 말하는 웍스아웃 스토어 디렉터 송이랑과 디자이너 박건식
26 LAYERING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결을 내보이는 아크테릭스 유저 스타일
36 OTHER BRANDS
아크테릭스와 궤를 같이하는 또 다른 브랜드의 아이템들
40 OPINION: DAN GREEN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태도가 최고 제품을 만드는 비결이라 말하는 아크테릭스 어드밴스트 콘셉트 시니어 디렉터 댄 그린
46 ARC'ONE
브랜드의 씨앗으로 제품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밴쿠버 내 제조·생산 공장
54 LABORATORY
매니저 빌 버크의 시연과 안내를 통해 살펴본R&D 랩의 역할
62 TECHNOLOGY
간단한 실험으로 검증해본 방수, 방풍, 경량, 보온성 등 기술력
70 TESTS AND TRIALS
디자이너가 창의적 실험을 시작하는 가능성의 공간
76 PRODUCT GUIDE
테크웨어의 범주에 속하며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아크테릭스 제품군
84 ICONS
아크테릭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아우터웨어와 아웃도어 의류의 핵심 원단인 고어텍스
90 STORE
브랜드의 철학을 투영한 밴쿠버와 뉴욕의 아크테릭스 매장
96 OPINION: TAKA KASUGA
베일런스와 시스템_A를 통해 브랜드의 창의적 행보를 이끄는 아크테릭스 스테이트먼트 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가스가 다카
102 NEW WAY
아웃도어 웨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아크테릭스의 진화적 방법론
110 INTERACTION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아크테릭스와 영감을 주고받는 아티스트들
118 BRAND STORY
등반 브랜드의 기술적 표준을 제시한 아크테릭스의 성장 스토리
124 INSPIRE
브랜드 영감의 원천인 코스트산맥
128 INTERVIEW: KARL AAKER, KATIE BECKER
브랜드 마케팅 총괄 책임자 칼 아커와 크리에이티브 부서 총괄 책임자 케이트 베커에게 듣는 아크테릭스의 브랜드 방향성과 비전
134 CLIMBING
자연이 만들어낸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 등반가를 닮은 브랜드의 개척 정신
138 SUSTAINABILITY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는 브랜드와 기업의 책임 의식
142 SOCIETY
아크테릭스가 추구하는 정신적 가치와 공명하는 국내외 커뮤니티
146 DIGEST
아크테릭스와 아크테릭스를 둘러싼 문화에서 발견한 유의미한 수치들
151 OUTRO
저자 소개
매거진 <B>
매거진 <B>는 전 세계의 균형 잡힌 브랜드를 매월 하나씩 소개하는 광고 없는 월간지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브랜드 관계자부터 브랜드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싶어 하는 이들까지, 브랜드에 관심을 가진 모두를 위해 만드는 진지하지만 읽기 쉬운 잡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