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해외배송 가능상품)
공급사 바로가기

기본 정보
하닙 압두라킵 - 재즈가 된 힙합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그들의 음악과 시대에 바치는 러브레터 Go Ahead in the Rain: Notes to A Tribe Called Quest
17,800원
16,000원
택배
3,000원 (3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 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하닙 압두라킵 - 재즈가 된 힙합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그들의 음악과 시대에 바치는 러브레터 Go Ahead in the Rain: Notes to A Tribe Called Quest 수량증가 수량감소 16000 (  )
Total : 0 (0개)
SOLD OUT

이벤트







재즈가 된 힙합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그들의 음악과 시대에 바치는 러브레터

Go Ahead in the Rain

: Notes to A Tribe Called Quest






저자 하닙 압두라킵

역자 박소현

판형 130*200*22mm

무게 505g

페이지 376쪽

출간일 2020년 9월 23일

출판사 카라칼





책 소개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이하 ATCQ)는 인종과 젠더, 세대와 취향의 벽을 넘어 수많은 대중과 아티스트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미국의 대표적인 랩 그룹이다. 큐팁, 파이프 독, 알리 샤히드 무하마드라는 세 핵심 멤버로 구성된 ATCQ는, 재즈를 절묘하게 샘플링한 비트와 두 MC의 감각적인 랩, 깊이 있는 가사 등으로 90년대 힙합의 황금기를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현재까지도 음악 애호가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전설이기도 하다.

저자인 하닙 압두라킵은 이 책의 집필 동기를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비틀스나 롤링 스톤스에 대한 책은 많지요. 저는 ATCQ에게도 그 음악가들 못지않은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아티스트에 관한 여느 전기나 평전과는 꽤 다른 모습을 취한다. 압두라킵은 ATCQ의 오랜 팬으로서 그룹과 함께해온 자신의 시간들을 그들의 발자취에 한 겹 한 겹 포갠 뒤 그 접점에서 비롯된 기억과 감정 들을 특유의 미려한 문체에 담아낸다.

그리하여 이 책은 90년대 힙합의 찬란했던 순간들과 ATCQ의 속사정을 꼼꼼하게 되짚으면서도, 재즈와 랩이 목격해온 흑인 사회의 애환과 저자의 깊은 상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 짓는다. 그렇게 시인이자 비평가인 압두라킵은 지금껏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음악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마침내 이것은 단지 음악 이야기가 아닌, 음악적인 언어로 쓴 사랑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목차



추천의 말


1. 이것이 내가 찾던 재즈였다

2. 뉴욕 퀸스에서 시작된 이야기

3. 나만의 크루를 가진다는 것

4. 편지 Ⅰ: 낮은 곳

5. 1990년대라는 황금기

6. 찬란히 부서진 힙합

7. 카세트테이프, 잡지, 그리고 기억들

8. 편지 Ⅱ: 우리들의 마음

9. 사랑과 분노가 같은 이름이 될 때

10. 편지 Ⅲ: 이별 이후

11. 죽은 자들이 남긴 노래

12. 가장 비극적이고도 완벽한 결말


감사의 말






책 속에서




한번은 스쿨버스에서 이 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고학년 선배들은 무시하듯이 손을 내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난 이딴 거 안 들을 거야! 이건 나이 든 사람들이나 좋아할 만한 노래잖아!” 어쩌면 그 말이 옳았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는 우리 부모 세대, 혹은 그 부모의 부모 세대를 위한 랩 음악을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을 테니까. (p. 34)


경찰이 흑인을 구타해온 역사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어느 누가 정확하게 알겠느냐마는, 내가 아는 몇몇 현명한 어른들이라면 아마도 이런 말씀을 하실 것 같다. 경찰과, 경찰이 두들겨 패서 멍이 들 검은 피부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이미 그 둘은 오래전부터 떼어낼 수 없는 끈끈한 사이였다고. (p. 43~44)


음반 가게에서 카세트테이프를 팔고 듀얼 카세트 플레이어가 대부분의 가정에 구비되어 있던 그 시절에는, 음악 프로듀서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쪽 데크에 본인이 좋아하는 앨범을 넣고 다른 쪽 데크의 카세트로 원하는 구간의 샘플을 추출해보곤 했다. 샘플 구간이 끝나면 녹음하던 테이프를 잠시 정지시켜놓았는데, 바로 이 지점이 샘플링의 핵심이었다. 원하는 샘플 부분을 처음으로 되감은 뒤 다른 한쪽에 정지해두었던 테이프를 다시 재생하면 샘플 구간을 더 길게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기술이었지만, 이는 힙합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샘플링과 랩이 진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p. 55)


나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한 무리, 그러니까 크루crew에 속하게 되었다. 사실 아무리 어린 나이라 할지라도 또래 아이들끼리 하나의 견고한 무리를 이룬다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당시에 우리는 그럴 필요가 있었다. 10대 초반의 혹독한 청소년기를 통과하며 여기저기에 부딪혀 찢겨 나간 자신감을 뒤로한 채 어떻게든 남들 눈에 쿨해 보이려고 온갖 연기를 하려 애쓰던 게 바로 우리였으니까. (p. 68)


나 역시, 귀에 닿는 소리보다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더 관심이 많아요. 당신도 나처럼 재즈를 통해 그걸 깨달았겠죠. 그것은 우리 몸이 맛있는 음식에 반응하는 방식과도 비슷해요. 첫 한 입이 혀끝에 닿는 순간, 낮고 흡족한 감탄이 절로 흘러나오는 것처럼 말이에요. (p. 100)


적잖은 아티스트들이 한 번에 모든 걸 뒤엎는 변화를 시도하다 실패하곤 한다. 혹은 반대로, 시대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며 자기 것을 고집하다가 절망을 맛보기도 한다. 1993년, 큐팁과 알리 샤히드 무하마드는 재즈를 힙합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뮤지션이었지만, 그들의 사운드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었다. (p. 126)


결국 샘플링을 중심으로 했던 랩의 황금기는 점점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샘플링이 당시의 힙합 음악에 기여했던 바는 단지 음악적 뼈대가 되어주는 것 이상이었다. 샘플링은 현재의 새로운 세대가 자신이 듣고 있는 새로운 음악을 이끌어낸 이전 사운드의 역사와 계보에 관심을 갖고 그것과 조우하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루트이기도 했다. (p. 158)


보스턴 레드삭스가 1986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놓쳤던 게, 실은 빌 버크너의 다리 사이로 굴러간 공 때문이 아니었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나요? 재미있지요. 우리가 한동안 TV로 봐왔거나 머릿속으로 재생해온 장면들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엔 짤막하고 파편화된 이미지로만 남게 된다는 사실 말이에요. (p. 226)


나는 요즘도 가끔, 아무도 당신을 천재라고 불러준 이가 없었다는 이유로 당신에게 찬사받을 만한 솔로 경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앨범을 들려주곤 해요. 누군가는 그 앨범을 당신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간 야구공으로 기억하겠지만, 내가 간직하고 있는 그 앨범의 이미지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터널을 빠져나와 우뚝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에요.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당신은 이해할 거라는 걸 알아요. 우리 둘 다, 스포츠의 팬이잖아요. (p. 236~237)


내가 제일 아끼는 친구들과 목청을 높여 오랜 시간 싸우기도 하는 것은, 내게 그들이 필요할 때 내 전화를 언제든 받아줄 이가 그 친구들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화는 일종의 지형(地形)과도 같다. 누군가를 사랑할수록, 그 사람에게 화를 느끼는 감정 또한 더 넓게 퍼지기 마련이다. 서로를 더 많이 용서하게 될수록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이 열린다.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를 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때로는 납득할 만한 선택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화를 내도 용서해줄 것임을 알고 있는 상대에게 계속 화가 나 있는 것은, 때문에 일종의 사랑이거나 혹은 최소한 사랑이라고 느낄 만한 친숙함의 한 형태라고도 말할 수 있다. (p. 265~266)


레너드 코언은 마리안의 뒤를 따라 어둡고 고요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죽음을 앞두고 맞이하게 되는 마지막 순간들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깨어 있는 상태에서 느껴야만 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코언이나 마리안처럼 오랜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다면 말이다. 그들은 둘 다 지병을 선고받은 뒤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영원히 산다는 것이 딱히 매력 없는 일이라면, 나는 그저 충만한 삶을 꽉 채워 살다가 끝내 죽음 속으로 조용히 달아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오래도록 사랑했기에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정서적 건축물이 내 마음에도 동일하게 축조된 듯 느껴질 만큼 정다운 누군가의 잠든 손을 붙잡은 채로. (p. 309~310)


나는 내가 어린 랩 팬이었을 때 접했던 어른들처럼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들에게는 1980년대 힙합이야말로 진정한 랩 음악의 성배였고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모든 것들은 그저 한 장르의 종말을 알리는 뿔피리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지금 우리가 그 종말에 임박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p.363)







출판사 서평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재즈였다”

시인 겸 음악비평가 하닙 압두라킵의 단단하고 아름다운 문장들



2019 <뉴욕 타임스>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

전미도서상 후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


힙합 역사상 가장 지적이고 예술적이었던 랩 그룹

A Tribe Called Quest와 그들의 음악이 열어준 세계

그리고 팬덤, 90년대, 흑인 사회에 바치는 경의와 애도의 말들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이하 ATCQ)는 ‘과거의’ 재즈를 ‘최신의’ 힙합 장르로 가져와 매우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음악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랩 그룹이다. 1990년에 첫 앨범을 내고 2016년 마지막 앨범을 발표할 때까지 수많은 음악인과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쳐온 이 선구적인 그룹을 떠올리며, 작가 하닙 압두라킵은 이들에 대한 책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에 ATCQ는 이미 비틀스나 롤링 스톤스만큼 뛰어난 성취를 일구어낸 아티스트였기 때문이다. 다만 압두라킵은 그룹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definitive book)’을 쓰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보다는 “음악 비평은 이 세상을 이해하는 맥락 속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그의 신념대로, ATCQ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배경 및 그룹과 함께 성장해온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를 함께 엮어냈다.


책은 노예제에서 비롯된 미국 흑인 음악의 전통과, 저자 자신이 겪은 인종 차별 경험담으로 시작한다. 흑인 음악이 어떤 애환을 겪으며 생존해왔으며, 흑인들의 음악을 어찌하여 그들의 삶과 분리하여 바라볼 수 없는지는 이 책의 주요한 맥락 중 하나다. 그래서 압두라킵이 다루는 대상은 자연스레 ATCQ라는 랩 그룹 바깥을 아우른다. 그 그룹에게 영감을 준 재즈 뮤지션들과 힙합 아티스트들, 그리고 지난 30여 년간 ATCQ의 충실한 팬으로 살아온 압두라킵 본인의 다채로운 인생사가 이 책엔 진득하게 배어 있다. 또한 1992년 LA 소요 사태를 불러온 인종 문제부터 트럼프 시대의 정치적 양극화까지, 음악과 관련한 사회 이슈들 역시 비중 있게 다룬다. 한편 이 와중에도 저자 특유의 시적인 문장들은 읽는 이의 가슴을 종종 먹먹하게 만든다. 특히 4장과 8장, 10장에서 선보이는 서간체의 편지글은 저자의 내밀한 심경에 더욱 집중하여 독자를 보다 깊은 감정의 골짜기로 이끈다.


비평은 사랑의 행위가 될 수 있을까?


시인이자 음악비평가인 하닙 압두라킵은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시인이지만 동시에 비평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혹은 그래서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도 비판적이 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거겠지요. 다만 누군가를 비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향한 사랑 또는 그에 대한 기대로부터 어긋난 실망에서 비롯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의 음악 비평은 부정적 입장에서 출발하는 경향이 잦은 것 같습니다만, 그런 경우 비평가의 동기는 분노나 냉소, 질투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들에 비평이라는 노력을 들일 만큼 충분한 시간이 없어요. 나에게 비평이란, 사랑의 행위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시간 낭비일 겁니다. 물론 나의 이러한 방식도 가끔은 실패로 귀결되곤 하지만요.”


이것은 이 책이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비평은 사랑의 행위가 될 수 있을까? 혹은 사랑에 바탕을 둔 비평은 가능한가?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관한 담대한 실험이고, 그 실험의 결과는 독자가 책을 읽고 각자 판명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하닙 압두라킵은 시적 언어가 시뿐만 아니라 논픽션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오랫동안 고민해온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시적 언어가 오직 시에만 어울릴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시적 언어와 스타일, 그리고 시적 장치들은 더욱 다양한 글쓰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가령 시를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때, 즉 추상적인 시와 서사적인 시가 있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이 두 방식 모두를 시적 경계를 가로질러 창의적 글쓰기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닙 압두라킵은 이러한 측면에서 자신의 팬덤을 비평적 글쓰기에 적극 활용한다. 팬으로서의 자아를 전방에 내세우는 것, 다시 말해 비평 대상을 향한 자신의 애정을 탐구와 비판의 모티프로 사용하는 것인데, 실제로 이러한 접근을 통해 그의 해석과 통찰은 더욱 날카로워지는 면모를 보인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주관하는 전미도서비평가협회(National Book Critics Circle)는 2020년 1월, 이 책을 비평 부문 최종 후보에 올리며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달았다.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기존의 ‘잘 다져진’ 비평의 정의를 폐기한 후 새로운 비평을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이 책은 감정 없는 분석을 지향하지 않으며, 논리적이고 정연한 태도와는 거리를 둔다. 무엇보다 지금껏 흑인 음악을 관습적으로 다뤄온 비평 방식을 강하게 밀쳐낼 뿐 아니라, 흑인 음악이 스스로 그러한 관습적 개념을 비틀고 변화시키도록 돕는다.” 압두라킵은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고, 편지를 쓴다. 또한 질문을 던지고, 감사를 표한다. 이는 비평가에게 다소 실험적인 시도일지 모르지만, 엄정한 객관성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가 얻는 것은 꽤 크다. 하나의 랩 그룹이 자신에게 왜 중요했으며, 그들의 음악이 왜 독자에게도 중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정서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90년대 힙합 씬과 미국 흑인 사회


1990년대는 힙합 음악에 있어 가장 특별했던 시기다. 장르의 탄생 이후 첫 황금기를 맞이했으며, 그만큼 치열한 경쟁과 반목, 진보와 격변으로 점철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책은 ATCQ를 중심으로 힙합의 황금기를 연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개관하지만, 이때조차 압두라킵의 글은 지루한 서술과는 거리가 멀다. 당시 힙합 씬에는 왜 그토록 크루가 많았는지, N.W.A.와 퍼블릭 에너미는 어째서 그토록 공격적인 정치성을 내세웠는지, 아이스 큐브와 닥터 드레가 웨스트코스트 힙합 씬에 불어넣은 새 바람은 무엇이었는지, 우탱 클랜과 맙 딥이 열어젖힌 또 다른 세계는 어떤 것이었는지, 아웃캐스트는 남부 힙합을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았는지, 그리고 음악 천재 제이 딜라의 탄생과 죽음에 어떠한 뒷이야기가 있었는지까지, 압두라킵은 지금의 힙합을 가능케 한 90년대 장르 씬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흥미진진한 서사에 실어 기술한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흑인 차별과 억압이 대중음악과 어떻게 연관되어왔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조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1955년 미시시피에서 백인들에게 살해당한 흑인 소년 에멧 틸, 1991년 경찰에 의해 무차별 폭행을 당한 로드니 킹, 2016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필란도 카스틸과 올턴 스털링 등 흑인 사회가 겪어온 수많은 비극을 압두라킵은 그것의 온전한 목격자였던 대중문화와 음악의 시선으로 응시한다. 그래미 어워즈와 랩 음악이 맺어온 불편한 관계에 대한 해석 또한 흥미롭다. ATCQ를 비롯해 수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은 왜 그래미 시상식을 보이콧하고 불참해왔을까? 이는 백인 중심의 대중음악계와 공연의 정치학에 관한 물음과도 맞물려 있다. 음악은 사회의 산물이기에 그 어떤 음악도 체제와 정치로부터 분리해 바라보기 어렵다는 저자의 관점은 이렇게 다시 한번 확인된다.


우리는 왜 예술가를 사랑하는가


겉으로만 보자면, 이 책은 그저 하나의 랩 그룹에 관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음악으로 충만한 사랑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은 어떠한 음악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살핀 관찰기이자 그 음악가와 사랑에 빠져 자신의 삶이 그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얽히게 된 이의 회고록으로도 다가올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ATCQ의 두 래퍼, 큐팁과 파이프 독의 관계를 사려 깊게 돌아보며 우정과 갈등, 사랑과 이해에 대해 사유한 책으로도 읽힐 것이다. 어릴 적부터 서로를 사랑해온 절친한 친구였지만 동시에 일종의 동업자이기도 했던 큐팁과 파이프 독은, 각자의 야망과 갈망이 충돌하며 빚어낸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면서까지 함께 음악 활동을 지속해나가야만 했다. 이 책은 멤버 간의 불화 정도로만 알려진 ATCQ의 해체 이유와 그 속사정을 차분히 되짚음으로써,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비극성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찰한다.


책의 속내를 파고 들어가다 보면, 끝내는 가장 깊은 곳에 인생과 예술 간의 대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음악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문화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가라는 물음과 그에 대한 답변은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 즉 팬덤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가능케 하는 것은, 하닙 압두라킵의 섬세한 문장과 폭넓은 시선이다. 압두라킵은 자신만의 강력한 시적 언어로 음악에 걸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그리하여 음악과 음악인과 음악에 얽힌 삶이 남긴 유산을 더욱 명확한 형태로 빚어 우리 앞에 가져다놓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은 이 책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압두라킵은 비평의 연결성을 중요시하는 작가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예술가들을 사랑하며,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사랑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사랑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느 랩 그룹에 대한 헌사인 동시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과 그것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슬픔에 관한 성찰을 담은 엘러지(elegy, 悲歌)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우리가 언젠가 한 번쯤 품어보았을 법한 사랑에 대해 깊은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책을 그저 음악 이야기가 아닌, 음악적인 언어로 쓴 사랑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이것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추천평



당신이 ATCQ를 알든 모르든, 좋아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다. 단 한 번이라도 어떤 아티스트나 그룹을, 혹은 그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해본 이라면 이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고 가슴이 일렁일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은 뒤에는 ATCQ와 그들을 아낌없이 좋아했던 한 흑인 소년을 동시에 사랑하게 될 것이다.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부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랑의 선순환이, 이 책 안에 있다.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음악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책은 많고, 음악과 삶이 하나임을 확언하는 책도 많다. 하지만 그 사랑과 그 하나됨이 그저 음악과 나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비평가의 귀와, 팬의 마음과, 시인의 손으로 쓴 작품은 아마도 이 책 말고는 없을 것이다.

최민우(소설가)


90년대 랩 음악 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또는 상상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그 시대를 향한 더욱 유의미한 헌사로 다가갈 것이다. 나아가 힙합에 큰 관심이 없는 독자들에게조차 음악과 팬덤에 대한 흔치 않은 통찰과 감동의 순간을 안겨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박준우(음악평론가)


이 책은 한 힙합 그룹에게 바치는 평범한 러브레터가 아닌, 어느 영특한 시인이 풀어내는 랩 음악과 재즈에 관한 매우 독특한 이야기다.

<피치포크>


이 책을 읽음에 있어 당신이 ATCQ의 팬일 필요는 없을 것이고, 나는 압두라킵의 글을 통해 ATCQ의 음악을 처음으로 접할 독자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 책의 기본적인 미덕은 분명 깊은 지식과 이해에서 비롯한 것이겠지만, 책을 읽고서 음악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다시 활기로 생동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압두라킵의 마음 덕분일 것이다.

<NPR>


이토록 시적이고 매혹적일 수 있을까. 압두라킵은 드넓은 시야와 섬세한 시선을 동시에 가진, 결코 흔히 만나볼 수 없는 종류의 작가다.

<워싱턴 포스트>


이 책은 힙합을 잘 모르는 이들도 감동시킬 만하다. 한 번이라도 헤드폰을 낀 채 누군가의 음악 속으로 깊이 은둔해본 적이 있다면, 이것은 당신을 위한 책일 것이다.

<바이브>


압두라킵은 비평의 연결성을 중요시하는 작가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예술가들을 사랑하며,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사랑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사랑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이 이 책의 중심에 있다.

<더 네이션>


《재즈가 된 힙합》은 다채로운 문학 장르가 섞여 있는 책이다. ATCQ라는 랩 그룹과 그들의 음악에 대한 비평서이자, 힙합의 간략한 역사서이며, 일정 부분은 회고록이고, 또 부분적으론 비가悲歌를 담은 서간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한 음악인의 팬이 된다는 것과 음악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마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롭고 놀라운 일인지 느끼게 해준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하닙 압두라킵의 팬이라면,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그가 다양하고 이질적인 주제들을 심리스(seamless)하게 엮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어릴 적 트럼펫 연주 실패담을 털어놓을 때도, 힙합 샘플링에 대해 설명할 때도, 그의 이야기에는 더 큰 목적이 깃들어 있음을 우리는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콜럼버스 얼라이브>


내셔널 북 어워드(전미도서상)의 후보로 선정된 ‘힙합 책’이라니, 무척 드문 일이다. 그만큼 이 책은 한 선구적인 랩 그룹에 대한 아름다운 사색을 담고 있다. 힙합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버즈피드 뉴스>


압두라킵은 ATCQ의 음악적 유산을 철저히 개인의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하나의 그룹이 한 명의 팬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구체적으로 돌아본다.

<나일론>


압두라킵은 이 전설적인 힙합 그룹의 역사를 기계적으로 기술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는 모든 이야기에서 구체적인 맥락을 통해 그룹의 서사를 들려준다. 그 눈부신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황홀하다.

<패션 오브 와이스>


이 책은 마치 한 그룹의 팬인 똑똑한 친구가 밤새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같다. 압두라킵은 단지 힙합 그룹의 팬으로서만이 아니라, 그 그룹의 음악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색가로서 눈부신 책을 써냈다.

<파르나수스 뮤징>


ATCQ를 향한 경의를 한 권의 분량으로 충실히 담아낸 이 놀라운 책은, 저자인 하닙 압두라킵이 지금 이 시대에 얼마나 필요한 문화적 목소리인지를 고스란히 증명해 보인다.

<보스턴 글로브>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의 역사와 그들의 음악, 레너드 코언의 죽음, 그리고 경찰에게 사살된 흑인 청년 필란도 카스틸 사건 등을 가져와 풍부한 맥락과 관점을 제시한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이 책은 표면적으론 힙합 그룹 ATCQ를 다룬 음악서다. 그러나 궁극적으론 누군가의 내면까지 뒤바꿀 수 있는 음악의 은밀하고도 신비로운 세계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뉴요커>


따뜻하고 친근하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탁월한 문장에 스민 공감과 이해심을 우리에게 선사할 뿐 아니라 음악 자체를 넘어 그 음악이 불러오는 감정에까지 경의를 표하는 법을 알려준다.
<뉴욕 타임스>


아름다운 비평 에세이다.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기존의 ‘잘 다져진’ 비평의 정의를 폐기한 후 새로운 비평을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이 책은 감정 없는 분석을 지향하지 않으며, 논리적이고 정연한 태도와 거리를 둔다. 무엇보다 지금껏 흑인 음악에 대해 관습적으로 다뤄온 비평 방식을 강하게 밀쳐낼 뿐 아니라, 흑인 음악이 스스로 그러한 관습적 개념을 비틀고 변화시키도록 돕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저자 및 역자 소개



하닙 압두라킵 Hanif Abdurraqib 





시인, 음악비평가. 시집 《The Crown Ain’t Worth Much》와 《A Fortune for Your Disaster》를 펴냈고, 시 작품으로 푸시카트 문학상, 에릭 호퍼 문학상, 허스턴-라이트 기념상 등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피치포크> <MTV> <뉴욕 타임스>와 같은 매체들에 대중음악 관련 글을 기고해왔으며, 음악 에세이집 《They Can’t Kill Us Until They Kill Us》가 <NPR> <피치포크> <에스콰이어> 등 십여 곳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에세이스트로서도 주목을 받았다. 한편 전설적인 랩 그룹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를 중심으로 팬덤과 사랑, 상실과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재즈가 된 힙합》은, 음악 분야의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전미도서상 후보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이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평단과 대중 모두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신이 사랑했던 지난 시절의 음악을 아카이빙한 플레이리스트 사이트 68to05.com을 런칭하기도 했다. 나고 자란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거주하고 있다. abdurraqib.com




역자: 박소현


성균관대학교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영미 시를 공부했다. 현재 전문 통역사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계를 향한 의지》《빅매직》《불복종》《산소 도둑의 일기》《수치심》《뭔가 유치하지만 매우 자연스러운》 등이 있다.






북 트레일러 (저자 인터뷰)





REVIEW

상품의 사용후기를 적어주세요.

게시물이 없습니다

Q&A

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해결해 드립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Back to Top